다음은 어제 설명드렸던 고1, '23학년도 3월 34번 지문입니다. 이 지문에서 문장8에 사용된 문미 초점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1Everything in the world around us was finished in the mind of its creator before it was started. 2The houses we live in, the cars we drive, and our clothing―all of these began with an idea. 3Each idea was then studied, refined and perfected before the first nail was driven or the first piece of cloth was cut. 4Long before the idea was turned into a physical reality, the mind had clearly pictured the finished product. 5The human being designs his or her own future through much the same process. 6We begin with an idea about how the future will be. 7Over a period of time we refine and perfect the vision. 8Before long, our every thought, decision and activity are all working in harmony to bring into existence what we have mentally concluded about the future.
그리고 이 지문에 작가가 공들여 설계한 문장들을 한 번 찾아보라고 했을 때, 홍경 원장님이 '옷과 집. 못과 재단'이라고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네, 맞습니다. 지문을 아주 잘 살펴 주셨습니다.
그 문장에 대해 한 가지 보충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2The houses we live in, the cars we drive, and our clothing―all of these began with an idea.
대시(―)이하는 새로 구성한 문장이니, 대시 앞 부분 문장을 분석해 보면 동사가 없는 문장입니다.
'명사+수식어, 명사+수식어, and 명사구' 형태로 구성된 문장입니다. 그렇지만 이 문장에는 흔히 말하는 정동사가 없습니다. 명사구 뒤의 관계사절을 생략하면, 'The houses, the cars, and our clothing'가 됩니다. 수식어 없이 이렇게 구성했더라면 좀 더 강력한 문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동사'는 '어떤 일을 하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그와 반대 방향에 있는 '명사'는 의미도 반대가 될 것입니다. 동사는 시제를 포함하지만, 명사에는 시제가 없습니다. 시제가 없으므로 명사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포괄합니다. 동사는 시간의 제약을 받는 거구요.
The houses 다음의 관계사절의 시제도 현재(live)이고, the cars를 수식하는 관계사절의 시제도 현재(drive)입니다. 영어의 '현재' 시제는 시간을 초월하는 시제입니다. '어제도 우리가 살았고, 지금도 우리가 살고 있고, 앞으로도 우리가 살 집'이 바로 The houses we live in이고, we live in을 생략해서 The houses라고만 써도 같은 의미가 됩니다.
이 문장 앞 뒤의 시제가 모두 '과거(was finished, was started, was studied, was turned)'인데, 이 문장만 '현재' 시제를 사용했다는 것은 현재 시제의 '영원성'을 이야기 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명사구 다음에 관계대명사를 사용하거나, 생략하거나 의미하는 바는 같다고 분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작가는 어떤 단어를 어떻게 배치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갖고 글을 씁니다. 무작정 쓰는 작가는 거의 없을 겁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거구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단어의 배치, 문법의 사용 및 기능도 글의 전개를 위한 장치가 되는 겁니다. 왜 하필이면 이 문장은 '동사 없는 문장'으로 구성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시중의 유료 분석지를 살펴봤더니 역시나 이런 부분에 대해 설명이 없었고, 혹시나 하고 EBS 해설 강의를 봐도 이런 설명이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AI가 발달하여 어지간한 문장들은 모두 해석을 해 주는 시대입니다. 그렇지만 그 AI도 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이 위대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AI가 발달할수록 인간의 위대함이 더 분명해 진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는 중입니다. 그래서 더 즐겁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