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유유, 2016
‘서평’이라는 말이 꽤나 무겁게 다가온다. 책에 대한 ‘평’을 하기 위해서는 책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필요하고, 그 책에 대한 개인적 비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서평을 단지 의례적인 주례사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공치사로 장식된 서평도 서평이긴 하지만 결코 좋은 서평은 못 됩니다”(p. 60)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너도나도 예찬할 때, 눈 밝은 독자라면 모름지기 입바른 소리를 글에 담아내야 한다”(54)고 강조함으로써 서평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다시 말해 “좋은 서평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56)는 것이다.
서평은 영어로 ‘review’로써, ‘re(다시)’와 ‘view(보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봄으로써 자세히 그리고 깊이 읽으면서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서평가는 “세상의 지식 영역에 대해 가능한 한 넓게 알아야 하고, 서평의 대상이 자리한 영역에 대해 깊게 알아야 한다”(103)고 역설한다. 아울러, “서평자는 이렇게 자신의 자리를 정확하게 찾아야 하며(112)”, “객관적인만큼 주관적으로 읽고 쓰는 것이다.”(113)
“서평 쓰기의 일차 가치는 독자 자신의 내면 성찰에 있다”(44)는 작가의 말은 서평이 결국 글쓰기를 통한 자신의 내면 들여다보기 임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서평이 제공한다는 말이다. 이 책의 부제가 ‘독서의 완성’이라 명명 했던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생각이 언어화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논리의 공백이 드러나게 마련”(162)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초고를 계속 퇴고하는 가운데, 우리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가다듬게 되면서 언어는 분명해지고 글의 흐름도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독후감을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서평을 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어불성설일 뿐이다. 1부 ‘서평이란 무엇인가’와 2부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통해 그나마 서평의 본질과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서평은 아니더라도 글쓰기에 대한 통찰력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더불어 작가가 소개하는 다른 서평가들과 그들의 책을 접할 기회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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